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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주인공인 베르테르는 알베르트라는 약혼자가 있는 로테에게 사랑에 빠졌다. 베르테르는 로테에게 계속해서 다가가려고 하지만 로테는 베르테르의 마음을 받아줄 수 없었고 로테의 사랑을 얻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걸 느낀 베르테르는 그녀를 잊으려 노력한다. 그러나 그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다시 로테를 만나러 돌아갔다. 그 후로 로테의 남편인 알베르트에게 느끼는 질투가 점점 커지고, 로테가 자신 때문에 동요하는 것을 느끼자 참을 수 없는 괴로움에 결국 자살을 선택하게 되었다.

알베르트는 감정적인 사람이었다. 주변 상황에 예민하기 때문에 이성적으로 상황을 판단하여 행동하지 못하고, 감정에 따른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다. 특히 후반에서의 알베르트는 오직 로테밖에 모르는 사람인 것처럼 그녀에게 매달린다. 로테도 알베르트에게 어느정도 호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와 계속해서 만났던 것이지만, 가면 갈수록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마구잡이로 행동하는 그의 모습을 부담스러워한다. 다른 인간관계나 사회생활속에서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그가, 로테에게도 버림받게 되자 그는 우울한 감정에 완전히 휩쌓여 이성을 거의 잃게 됐다.

극중에서 베르테르와 알베르트가 자살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다. 알베르트는 자살은 ‘의지박약한 사람들만 하는 잘못된 행동’이라 하지만, 베르테르는 자살 또한 궁지에 몰린 인간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한다. 마치 열병에 걸려 괴로워하다 죽는 사람이 열병을 견디지 못해 나약한 것이 아닌 것처럼, 우울한 감정을 극복하지 못해 자살한 사람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 때 베르테르가 했던 얘기가, 자살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베르테르의 입장을 변호하는 것만 같다. 베르테르 자신의 자살이 단지 그가 책임감이 없고 이성적이지 않은 사람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불가피한 상황들과 휘몰아치는 감정에 치일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나는 베르테르의 논리가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가 다른 선택을 하여 다른 행복한 삶을 살 수도 있었지만, 그것을 가지고 그를 탓하고 싶지는 않다. 베르테르의 행동에 대해서 잘잘못을 따지고, 이러네 저러네 판단하는 것 자체가 사실은 좀 웃기다. 감정 때문에 겪는 고통의 정도가 높다는 것 자체가 도덕에 어긋난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사람은 왜 감정에 휘둘릴 수 밖에 없는걸까? 로테에 대한 사랑이 전부였던 베르테르의 삶을 내가 완전히 이해할 순 없지만, 그의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다보니 나도 설득당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묘한 느낌을 받았다. 아마도 그건 베르테르의 행동을 감정적으로, 그리고 이성적으로 바라봤을 때의 느낌이 서로 상반되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베르테르에 대한 여러 토의가 오가고, 많은 의견이 나오는 것도 그러한 이유가 아닐까?

누구나 휩쓸릴 수 있는 감정의 파도에 대해서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할까. 어떻게 해야 감정과 이성의 적절한 선을 지킬 수 있을까. 그것은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항상 생각해야하는 고민거리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