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2023.08-11 나는 누구인가?

포트폴리오와 자소서를 쓰고 면접 준비를 하면서 나라는 사람이 어떤 목적과 생각을 가진 사람인지에 대해 많이 고민하게 되었다.

아니 사실 포트폴리오를 쓸 때는 내가 했던 경험을 정리하기만 하면 됐기에 가독성과 표현 방식에 더 신경썼는데, 자소서와 면접 준비는 ‘솔직한 나의 모습’을 잘 다듬고 정리해서 드러내야하는 것이라서 내가 진심으로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확실히 정리해 놓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중에 중요한 질문에 대한 나의 답변을 적어보도록 하겠다.

1. 나를 축약해서 표현하자면?

나는 머릿 속으로 뭔가 구상해서 끝까지 책임감있게 구현해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다.

초등학교 때 부터 블록코딩으로 뭔가를 만드는 걸 좋아했다. 중학교 때는 알고리즘을 풀면서 올림피아드를 준비했었고, 웹 개발에 관심을 가져서 HTML, CSS, js를 조금씩 공부하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때는 개발을 통해 실제로 사용자가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더 복잡한 것을 만들기 위한 기반 지식을 배워나갔다. 한 번 구상하거나 시작한건 끝장을 보고 싶었고, 그렇게 뭔가를 구현하고 만들어보다 보니 계속해서 개발을 공부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그냥 내가 구현하고 싶은 걸 구현하는 게 아니라, 더 나은 것을 더 나은 방법으로 만들기 위해서 팀이나 구성원의 관점에서 어떻게 기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

2. 그 중에 데브옵스를 공부하고 있는 이유는?

백엔드를 하다보니까 자연스럽게 클라우드, 데브옵스 기술에 대해 접하게 되었는데, 코드를 통해서 다양한 것을 제어하고 설정하고 구성할 수 있는 분야라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

특히 Xquare 프로젝트를 하면서 이 분야로 일하고 싶다는 확신이 들었다. 처음에 그 프로젝트를 하게 된 계기는 단순하게 불편함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기존에 있던 Xquare는 학교 학생들이 프로젝트를 더 쉽게 개발하고 참여할 수 있는 것을 똑같이 목적으로 했지만, 인프라에 프로젝트를 추가하고 배포하는 게 굉장히 불편한 상황이었다. 근데 그걸 대신 개선해줄 사람이 없으니까, 그냥 내가 하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근데 ShellScript로 GitHub Actions도 활용해보고 k8s 기반으로 구성해서 Istio랑 ArgoCD 등의 기술을 사용해보면서 다양한 구조와 기능의 기술들을 접하고 공부할 수 있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다양한 코드, 기술에 대해 공부하고 필요한 소스들을 잘 조합해서, 딱 트리거가 눌렸을 때 슉슉 해서 딱 서버에 코드가 올라가서 동작하게 하는 그 과정이 재밌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배포된 이후로도 그 인프라 위에 서버들이 잘 돌아가는지, 서버들끼리 혹은 서버와 외부에서 통신이 잘 이뤄지는지를 관찰하면서 딱 안정적인 상태를 만들어나가는 게 즐거웠다. 기초적인 지식부터 상위 레벨 코드까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나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에 입사하게 되면 데브옵스 엔지니어로서 이러한 관심과 이에 관련한 나의 이전 경험, 지식을 활용해 그 회사에 맞는 데브옵스 구조를 만들어가는 데 기여하고 싶다. 어떤 기술을 사용하고 싶고 어떤 구조를 무조건 만들고 싶다기보단, 조직에 들어가게 되었을 때 더 이해할 수 있는 깊은 부분이 있으니, 그 상황에 들어갔을 때 그 조직에 필요한 인프라-운영 결합 방법을 찾고 구성해나가는 게 데브옵스 엔지니어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3. 궁극적인 인생의 목표는?

코드를 짜고, 읽고, 공부하고, 코딩을 통해 무언가를 만들면서 사는 그 순간 자체가 내 인생에 의미를 부여해주는 것 같다. 당연히 중간 과정에서 회사에 몸을 담게 되면 프로덕트나 기업 수준의 성취를 위해 최선을 다해 기여하고 노력하겠지만 그 성취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나의 미래의 방향을 속단하는 막연한 목표를 정하기보단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게 더욱 더 성장하기 위한 길인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지금 내가 공부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 지금 가장 잘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개발이지만, 꼭 개발이 아니어도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쌓는 것은 나를 복합적으로 성장시켜준다고 믿기에 뭐든지 감사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템포대로 삶을 더 살아가다보면 더 많은 기회와 열망을 가지게 될 거고, 그 때가 되면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되는 무언가를 하지 않을까?

정리하자면, 그냥 지금의 인생에서 순간순간 열심히 임하는 것이 내 인생의 모토이자 목표라고 할 수 있겠다.

지금 내가 처해있는 상황과 감정들은 내 인생에서 가장 혼란스럽고 종잡을 수 없는 편이다. 그냥 단순히 투정하고 싶은 마음이었겠지만 우울한 생각도 많이 들었고, 내가 뭘 위해 사는가 하는 고민도 많이 했었다. 그러고 나서야 겨우 나를 돌아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자소서 쓰는 데 뭘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냐고 볼 수 있지만, 솔직한 마음중에 드러낼 수 있는 부분을 정리하는 게 나의 장점을 가장 잘 드러내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리고 그렇게 하지 않고 쓰는 게 나에겐 더 힘든 일이기에) 최대한 많이 고민해보려고 했다.

하지만 아직 모르는 부분과 부족한 부분이 너무너무 많다. 열정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것을 찾고 그것을 위해 진심으로 노력하고 싶다.

지금은 그럴 만한 대상이 없어서 길을 잃은 것 처럼 느껴지는 건가 싶다.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해봐야겠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