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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조적인 회고에 대하여

이 블로그에 작성하는 회고는 정말 구조 없이 주절주절 쓰는 글이다. 다른 분들이 작성하시는 회고에 비해서 가독성이 떨어지고 결론이 뭔지 알아보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효율적으로 회고하기 위해선 회고로부터 깔끔한 느낀 점과 개선 계획이 나와야 한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회고를 작성하는 목적은 어떤 경험으로부터 발전하기 위한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것 보다는, 있었던 경험과 그 경험에서 느꼈던 다양한 감정, 생각을 성찰하고 기록하는 것에 더 가깝다. 어떤 일을 하면서 가장 많이 갈등하고 고민했던 내용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기록하고, 나중에 글을 봤을 때 생생하고 치열했던 고민의 흔적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이 블로그에 작성하는 회고의 가장 큰 목적이다.

회고를 통해 정리한 고민거리에 대한 해결 방법을 찾는 것은 조금 더 천천히 해도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애초에 블로그에 올린 회고의 주 내용은 리더쉽이나, 가치관이나,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확실한 자답과 해결 방안이 바로 나온다면 더 이상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표현하기에 깔끔하지 못하더라도 차라리 고민했던 상황과 흐름을 최대한 자세히 기록하는 식으로 발전한 것이다.

가능하다면 최대한 글을 정리해서 작성하고자 하는 마음은 있다.

그렇지만 마음가는대로 썼을 때만 나오는 솔직한 필체가 제일 날 것의 나와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남이 보기에 그렇게 깔끔한 인상이 아니더라도 본연의 나를 담은 글을 최대한 많이 남겨놓고 싶다. 나를 돌아보고 성찰하기 위한 예전 회고를 순전히 부끄럽게 보여지지 않기 위한 목적으로 다듬고 싶지는 않다.

만약에 회고를 더 예쁘게 작성하고 싶다면 내가 더욱 더 성숙해지거나, 글을 쓰고 생각을 정리하는 일에 더욱 익숙해지길 바라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깔끔한 글이 아니더라도 일단 써봐야 의미가 생기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는 블로그에 글을 더 많이 쓰겠다고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