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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운명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

정치 분야에서 굉장히 뜨겁고, 시기적 특성이 많이 담긴 책인 것 같아서 읽어봤다. 정치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저자분이 옳다고 생각하시는 것에 대해 어떻다 판단하기가 조심스럽다. 다수의 평가가 어떻든 책 한 권 읽고 동조하는 건 그렇게 좋은 행동이 아닌 것 같다.

그런데 일단 윤석열 대통령이 연설시에 횡설수설하거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발언을 할 때가 있다는 건 동의한다. 육사 흉상 철거에 대한 일이나 3·1절 105주년 기념사에서도 역사에 대한 의식이 너무 흐린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리고 궁극적인 결과가 어떻냐에 관계없이 R&D 예산 삭감이나 의대 증원 정책도 과하게 성급한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게 다 윤석열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불통인 면 때문에 그런거냐 하면 그건 내가 판단할 수 없다. 정치적 의견을 밝히는 게 두려운 게 아니라 진짜로 그렇다. 대통령 입장에서 생각했을 때 ‘이런 선택을 하면 괜찮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하는 추정을 할 수 있다면 대통령의 행보에 대한 의견에 확신을 가질 수 있을텐데, 아직 내가 판단하기엔 너무 복합적인 문제들이 많다. 대통령이 하는 결정엔 그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는 것들이 많기에 더욱 그렇다.

내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건 보통 다른 사람들의 그런 의견을 더 많이 보고 설득당했기 때문이고, 완전히 반대되는 환경에 있었다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상적이고 존경할 만한 대통령을 많이 겪어보지 못해서 그런진 몰라도, 정치에 대한 판단의 기준이나 태도를 어떻게 해야할지 전혀 감을 못 잡겠다.

그래서 좀 더 정치에 관심을 가져보고 싶다. 내가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게 나라를 크게 바꾸지 못할 수도 있지만,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나라라는 체제 안에서 잘 살기 위해서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고 싶다. 최근엔 저출산도 그렇고, 기후 위기도 그렇고, 경제도 그렇고 문제가 참 많으니까, 우리 모두가 영향 받는 큰 문제들에 대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하는가에 대해 한 명의 국민으로서 고민해보고 의견을 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것들에 대해 관심가지지 않아도 당장의 인생에 큰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런 태도가 믿음직하지 못한 대통령을 만드는거고, 나라 전체를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게 만드는 거 아닌가.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닥을 찍는다는 건, 대통령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그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올린 국민의 책임도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개개인이 더 좋은 정치와 국가를 위한 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건 너무 당연하지만 중요한 얘기라고 생각한다.

그냥 정치에 대한 건전한 토론을 더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정치에 대한 의견을 말하면 위험하다며 피하는 분위기가 없으면 좋겠다. 일부 성향 언론이나 여론에 휩쓸려 정치를 가십처럼 대하는 사람들이 좀 더 적으면 좋겠다. 물론 나도 뭘 말할 자격은 없지만, 그냥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렇게 생각한다.

일기장에 이런 글 혼자 쓴다고 달라지는 건 없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더 적극적으로 행동할 필요도 있겠지. 더 생각해봐야겠다.